세계인이 하루에 마시는 커피의 양은 25억잔, 물 다음으로 가장 많이 마신다. 우리나라 사람이 1년에 마시는 커피의 양은 1인당 300잔이나 된다. 커피가 이처럼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적당량을 섭취하면 신경활동이 활발해지고 피로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 그래서 마시는 피로회복제에도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

문제는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셔 ‘카페인 중독’(caffeinism)이 생기는 것이다. 규칙적으로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이 갑자기 카페인을 끊는다면 30~50%에서 18~24시간 내에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미국정신의학회는 하루 카페인 섭취량이 250㎎ 이상이면서 수면장애, 잦은 소변, 가슴 두근거림, 위장장애, 안절부절, 흥분, 동요, 근육경련, 지칠 줄 모름, 신경과민, 산만, 안면홍조 등 12가지 증상 중 5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카페인 중독’으로 진단한다.

■ 대학생 하루 커피 1.6잔 마셔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팀이 국내 남녀 대학생 810명을 대상으로 카페인 중독성을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자들은 하루 평균 자동판매기 커피 1.6잔 정도에 해당하는 카페인(120.49㎎)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6.3%는 카페인 섭취에 따른 금단 증상을 경험했다.

조사 대상자들의 하루 카페인 섭취량은 100㎎ 미만이 51.7%, 100~249㎎이 40.4%, 카페인 중독에 해당하는 250㎎ 이상이 7.9%였다. 하지만 의학적 잣대로 봤을 때 카페인 중독으로 볼 수 있는 대학생은 2.1%였다.

24시간 카페인 섭취를 중단했을 때 나타나는 금단 현상으로는 피로(37.7%)를 비롯해 졸림(17.6%), 두통(14.5%), 불안(8.3%), 우울(6.0%), 구역질(2.1%), 구토(0.7%) 등의 순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하루 카페인 섭취기준을 어른 400㎎ 이하, 임신부 300㎎ 이하, 19세 이하 청소년 및 어린이는 몸무게 1㎏ 당 2.5㎎ 이하로 정했다.

식약청 조사결과 커피 1잔(12g짜리 커피믹스 1봉 기준)에는 69㎎, 캔커피 1캔(175㎖)에는 74㎎, 커피우유 1팩(200㎖)에는 47㎎, 콜라 1캔(250㎖)에는 23㎎, 녹차 1잔(티백 1개 기준)에는 15㎎, 초콜릿 1개(30g)에는 16㎎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몸무게 22kg인 6세 어린이의 경우 섭취기준은 하루 55㎎ 이하가 되는데, 만일 이 어린이가 하루에 콜라 1캔, 초콜릿 1개, 커피맛 아이스크림 1개를 먹으면 카페인 섭취량이 68㎎에 달해 기준을 13㎎ 초과하게 된다. 또 몸무게가 52㎏인 15세 학생의 경우 하루에 캔커피를 2개만 마셔도 148㎎의 카페인을 섭취하게 돼 섭취기준 130㎎을 훌쩍 넘게 된다.

■ 이런 사람 카페인 멀리해야

정상적인 성인은 카페인을 하루 300㎎까지 별 무리없이 대사한다. 인스턴트 커피 4잔(차 5~6잔, 원두커피 3잔) 분량이다.

하지만 카페인에 아주 민감하거나 카페인으로 병이 생길 우려가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우선 카페인은 각성 효과가 있어 잠을 빼앗을 뿐만 아니라 이뇨작용으로 인해 취침시 화장실 가는 횟수가 늘어 잠을 방해할 수 있다. 꼭 마시고 싶다면 오전에 마시고, 잠자기 8시간 전부터는 되도록 카페인이 든 음식을 삼가야 한다.

뼈가 약한 사람도 카페인 섭취를 줄여야 한다. 카페인은 이뇨작용을 하는데, 소변과 함께 칼슘과 철분을 몸 밖으로 배출한다. 카페인을 하루 150㎎ 섭취하면 칼슘 배설량을 5㎎ 늘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한 대학병원이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커피를 하루 3잔 이상 마시면 골밀도가 낮아지고 골다공증 위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경기 여성은 여성 호르몬이 감소해 뼈가 약해질 수 있으므로 카페인의 양을 줄여야 한다.

임신부는 하루에 카페인을 300㎎ 이상 섭취할 경우 자궁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어 저체중아 출산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카페인은 철분 흡수를 방해해 임신부나 태아가 빈혈에 걸리기 쉽다. 미국 국립독성원은 임신부의 카페인 섭취량을 하루 150㎎ 이하로 할 것을 권고한다.

또 카페인은 위궤양의 원인이 되는 헬리코박터균을 늘리므로 위궤양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이나 위나 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 섭취를 줄여야 한다.

카페인은 신경을 흥분시키는 효과가 있어 건강한 사람도 카페인이 든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혈압이 올라간다. 심장이 약한 사람이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 도움말=가톨릭의대 성가병원 신경정신과 김대진 교수,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

권대익기자 dkwon@hk.co.kr일러스트=김경진기자 jin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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