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인증제 '색다르네'
2011년 07월 29일 (금) 18:29:18 손민지 기자 sky@epetimes.com
▲ 지난달 27일 이건영 광운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랩실에서 ‘공학인증제’ 시행에 대한 의견을 나눈 이건영 교수, 김동환 학생(4학년), 이한기 학생(4학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대한전기학회(회장 김문덕) 하계 학술대회 전기계 발전 포럼의 일환으로 청중과의 질의응답 시간에서 논란이 됐던 ‘공학인증제’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

이날 포럼에서 전북대학교 학부생 박만식 군은 “현재 공학교육인증을 받고 있는 데 공학 교육 인증 자체가 산업체에서 필요한 제도가 맞는지 의문이 든다” 며 “대학자체에서 더 좋은 학점을 따기 위한 제도로 변질되고 있는 것 같다. 제도는 기업과 학교가 같이 융합될 수 있도록 산업체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날 이건영 광운대학교 교수는 “인증제, 설계교육을 통해서 문제해결능력은 강화 되고 있다”는 발언을 내놔 공학인증 실효성에 대한 의문에 또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지난달 27일 이 교수를 만나 약 2시간 가량의 인터뷰를 진행, 광운대학교 전기공학과가 실시하고 있는 ‘색다른 공학인증제’를 마주해봤다.

# 공학인증제로 ‘12가지 덕목 갖춘’ 엔지니어 양성
현재 광운대학교 전기공학과 학생들은 전기공학인증제의 일환인 ‘캡스톤’ 설계로 졸업 전 제품의 설계부터 시작해 생산을 완료하고, 50~60여 쪽에 이르는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졸업이 불가하다.

이건영 교수는 “학생들의 불만은 많지만, 실제 취업 시 실무를 졸업 전에 경험해 보게 하기 위해 내가 악역을 자처하고 제도를 단단히 시행 중”이라며 “더불어 기존 시행됐던 설계 과목 위탁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학생들이 직접 설계 시 벤다이어그램도 그려보게 하고, 제품 생산 및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은 물론 완료된 후의 검토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 일련의 과정을 경험하면서 창의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사고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운대학교 전기공학과가 실시하는 공학인증제는 철저한 능력 햠양 중심의 성과 측정을 목표로 한다. 광운대 공학인증제는 교수가 직접 학생들의 수학계획서를 피드백 해주는 전자 승인제, 학생들의 체계적인 학습관리를 돕는 학생포트폴리오의 작성 및 관리방안 등 인증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론적인 노력이 녹아있다.

광운대 전기공학과의 공학인증제는 폭넓은 기초과학지식을 갖춘 공학인, 실험실습강화를 통해 현장능력을 갖춘 인재, 창의적 시스템설계능력을 갖춘 전력기술인, 전문성과 책임감을 겸비한 전기인이 되는 것을 목표로 12가지 학습 성과를 측정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광운대 전기공학과 학생들은 졸업 전까지 전공뿐만 아니라 지정된 교양과목의 수강을 통해 ▲전공기본지식 ▲자료 분석 ▲실험 수행 ▲설계 기본 ▲팀워크 함양 ▲문제해결 ▲직업 윤리성 ▲의사 전달 방법 ▲사회적 영향 ▲평생 교육 ▲시사적 논점 확립 ▲국제성 함양 ▲실무 도구 등의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이건영 교수는 “요즘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는 더 이상 한 방향의 전문가 아니다”라며 “학생들이 스스로 포트폴리오 작성을 통해 미래를 고민 및 설계하고, 그 아래서 경영, 법, 특허, 인문학 등 저변의 다양한 능력을 키움과 동시에 스스로 엔지니어적 윤리의식을 갖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풍력발전에 관심이 많은 김동환(27ㆍ4학년) 광운대학교 전기공학과 학생은 “공학인증제가 공학공부에 도움이 될 거라는 의식은 분명히 있다”며 “그렇지만 교양과목의 경우는 선택의 다양성이 부족한 게 많아 조금 갑갑할 때가 있다. 선택할 수 있는 교양과목의 범위가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력전자분야의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인 같은과 이한기(25ㆍ4학년) 학생은 “공학인증제를 하면 수강신청 시 나와 있는 과목을 따라 들으면 되기 때문에 큰 고민은 없다”면서도 “학교에서 학생들이 공학공부를 대해야 하는 자세 등을 숙지시킬 수 있도록 하는 세미나 같은 것을 열어주고, 학생들이 1학년 때부터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데 도움이 되는 상담회 등이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수는 ‘교육’하는 사람
이건영 교수는 “교수는 교육하는 사람”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인증제를 직접 운영 하면서 스스로 교육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고, 교육철학이 바뀌게 됐다. 내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배움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 남들이 어떻게 가르치는 지 관심을 갖게 되고, 교육학 책도 들춰보며 학교의 전반적인 교육 시스템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공학교육에 있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점은 ‘Open Loop(열린 루프)’가 아닌 ‘Close Loop(닫힌 루프)’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닫힌 루프 과정을 따라 제자들이 직접 설계에서부터 생산까지를 완료해 내는 ‘캡스톤 설계’등을 통해 잘 배웠느냐를 교수가 직접 점검하고 피드백을 줘, 서로 접점을 찾아나가는 것이 공학 교육에 있어 무척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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